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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블루 재스민 결말

오늘 리뷰해 볼 영화는 우디 앨런 감독의 작품인 블루 재스민입니다. 줄거리와 결말을 살펴보겠습니다. 주인공 재스민은 남편과 함께 뉴욕에서 상위 1%의 삶을 살다가, 홀로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동생의 집으로 찾아갑니다. 이곳으로 오기 전 재스민은 화려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사업가 남편 덕택에 명품 쇼핑을 즐기며 호화로운 생활을 했지만,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남편은 불법으로 저지른 사업 때문에 사기혐의를 받게 되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합니다. 하루아침에 빈털터리로 오갈 데 없어진 재스민은 결국 동생의 집으로 오게 된 것이었습니다. 동생 진저는 재스민과 반대로 사치와 허영심과는 거리가 먼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진저는 언니를 따뜻하게 보듬어주지만 재스민은 자신의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예전의 부유했던 생활만 그리워합니다. 재스민은 당장 먹고살 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남에게 보이는 이미지가 더 중요한 사람이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현실을 부정하며 정신쇠약에 걸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다시 자신의 삶을 바꿔줄 근사한 외교관 드와이트가 나타납니다. 재스민은 그에게 거짓말을 하며 계획적으로 접근해 결혼 직전까지 가게 됩니다. 그러나 재스민에게 악감정을 품고 있던 진저의 전 남편이 모든 진실을 폭로하고, 재스민은 드와이트에게 파혼을 당합니다.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은 그녀는 길거리 벤치에 앉아 과거의 화려했던 삶을 추억하면서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모습을 끝으로 영화는 막이 내립니다.

2. 인간의 허영심을 그려낸 영화 

이 영화는 허영심 가득한 상류층의 위선을 잘 보여줍니다. 주인공 재스민이 부와 권력, 가족 모든 것을 잃었음에도 허영심을 버리지 못하는데, 그런 모습을 여러 가지 기법으로 잘 표현했습니다. 먼저 이야기가 시간 순서대로 나열된 것이 아니라 현재와 과거를 교차해서 보여주는 플래시백 효과를 써서 초라한 현재와 부유했던 과거를 비교했습니다. 때문에 과거와 현재의 괴리감이 부각되어 더욱 비참한 모습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상류층에서 하류층으로 달라진 삶을 실감할수록 그녀의 혼잣말도 점점 늘어갑니다. 하지만 그 말을 들어줄 수 있는 상대는 아무도 없습니다. 혼잣말이라는 장치로 재스민의 외로움과 과거를 잊지 못하는 허영심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재스민은 망한 상황에서도 샌프란시스코로 올 때 일등석 비행기를 타고, 샤넬 트위드 재킷을 입고, 루이뷔통 캐리어를 끌며, 에르메스 가방을 듭니다. 특히 에르메스 버킨백은 재스민이 어딜 가든지 늘 갖고 다니는 가방이었는데, 재스민의 허영심을 가장 잘 표현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집을 나올 때 버킨백을 두고 나오는데, 자신의 보물이자 자존심이었던 가방도 놓아버릴 만큼 무너져 내렸다는 것을 보여준 부분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녀에게 버킨백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실낱같은 희망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제 그 희망은 없어지고,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걸 잘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3. 느낀 점 및 개인적인 생각

SNS에서는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만 보이는 것처럼 재스민도 남들 눈으로 봤을 땐 세상에서 부러울 것 없는 여자였습니다.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란 말처럼 그녀에게도 남들이 모르는 속사정이 있었습니다. 남편의 바람과 떳떳하지 못한 사업 등 실상은 엉망이었습니다. 그러나 이후에도 또다시 남에게 얹혀가는 쉬운 길을 선택하는 것을 보면서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타인에게 자신의 행복을 맡기는 사람은 언제든 타인에 의해서 그 행복이 빼앗길 수 있습니다. 그녀에게 일어난 모든 일은 자업자득이지만 왠지 연민이 느껴지는 캐릭터였습니다. 케이트 블란쳇의 열연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마지막에 보여준 공허한 모습이 계속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재스민에게 다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번에는 자신만의 힘으로 삶을 개척하고 불행한 삶에서 벗어나 누구보다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좋은 기억은 추억이 되지만 그 추억에 갇혀 사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